1박 2일 짧은 여행의 가장 큰 발견은 '경주솔거미술관'이었다. 경주 세계문화엑스포공원 서문주차장에서 10분 남짓 걸어 오르면 만날 수 있는 곳. 가는 내내 봄의 생동감을 느끼게 하는 나무들과 만나는 곳. 경주의 고즈넉한 풍경에 자연스레 어우러진 모습부터가 하나의 작품이었다.

미술관 안에서 밖을 바라보면 사시사철 변하는 자연이 또 하나의 작품이 되는 곳. 승효상 건축가의 설계다웠다. 최고의 발견은 수묵화가 '소산 박대성 小山 朴大成' 화백의 압도적인 소나무 작품들. '장쾌한 필력'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높이 5m의 대작 <솔거의 노래> 앞에서 한참을 머무르다 나왔다. 평생 붓 잡기를 게을리하지 않았을 화백의 내공이 자유자재로 표현된 작품이었다.

한국전쟁 때 부모와 왼팔을 잃고, 곁눈질과 독학으로 수묵화를 익힌 지 50여 년이 흐른 2015년, 회화 435점, 글씨 182점, 먹과 벼루 213점 등 작품과 소장품 830점을 이곳 경주솔거미술관에 기증했다는 '소산'. 한국미술의 큰 산을 마주한 감동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 만듦새 좋은 전시도록 1권을 고르고 미술관 회원가입신청서를 쓰고 선물로 받은 박수근 화백의 엽서를 잘 챙겨 미술관을 나왔다. 여러 번 뒤돌아보면서 천천히.

Posted by 쓰는_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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