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23일 금요일, 언두북스 문 활짝 열었습니다 :)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저 인사로 시작하는 [언두북스]입니다. 이 이름으로 날마다 기록을 남긴 지 얼마나 됐을까 돌아보니 두 달이 채 안 됐더라고요. 1년쯤 지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이유는 '매일'이라는 말의 무게 때문인 것 같아요.

180일 동안 쓴 책읽기에 대한 책일기 <눈이 아닌 것으로도 읽은 기분>(난다, 2018)의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해요. "창작의 고통이 아니라 성실의 고통에 괴로웠다"고. 저 역시 그랬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처음 한 달은 창작의 고통에 압도됐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성실의 무게가 너무 큰 거죠. 하지만 그 무게를 감당케 하는 고마운 피드백과 반가운 인연도 많았어요. 오늘은 그 중의 하나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요.

지난 2월 20일, 사회학자 오찬호의 책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를 소개하면서 팟캐스트 #예스책방책읽아웃 에 대한 짧은 글을 썼어요. 2월 8일자 방송에 저자가 출연했으니 함께 들으면 좋겠다고요. 그러면서 괄호 안에 다음 말을 덧붙였어요.

“(하지만 미안해요 책읽아웃 / 아직까지 저의 최애 팟캐스트는 <책, 이게 뭐라고>예요. 분발해주세요 ㅎㅎ)”

마침 그 글에 예스24 엄지혜 기자님의 댓글이 달렸어요.

“분발할게요.^_^ 두 번째라도 진심 감사해요. 영광입니다. ㅎ”
-
그런데 이 피드백이 팟캐스트에 소개될 줄이야. 2월 28일자 [김동영의 읽는 인간]에서 6분 19초부터 8분 20초까지, 무려 2분 동안 언두북스 이야기가 나온 거죠. 저는 거의 한 달이 지난 그제야 이 방송을 들었고요. 얄궂게도 그 방송만 건너뛰었거든요.

2월 28일자 방송의 게스트는 김은덕, 백종민 부부였어요. 에어비앤비로 여행한 경험을 담은 <한 달에 한 도시> 시리즈로 알려진 작가인데, 저는 이분들의 <없어도 괜찮아>(박하, 2016)를 인상 깊게 읽었어요. 실은 굉장히 힘들게 읽었어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도 괜찮아', '돈이 조금 없어도 괜찮아'라는 희망을 발견하고 싶었는데, 읽는 내내 전혀 괜찮지 않았어요. 냉장고 없이 사는 얘기를 읽을 땐 '나는 이렇게는 못 살겠구나' 싶었죠.

좋아하는 일만 하려면 이렇게까지 아끼고 힘들어야 하나, 끝까지 외면하고 싶은 삶의 진실을 억지로 알게 된 기분이었어요. 닮고 싶은 두 사람 앞에서, 발뒤꿈치도 못 쫓아가는 초라한 나를 발견한 거죠. 그 뒤로 두 사람의 이야기는 애써 못 본 체 했어요. 그래서 이번 방송도 건너뛰었던 거고요.

그런데 하필 그 방송에서 언두북스가 소개될 줄이야.

"안녕하세요. 저는 프랑소와 엄이구요, 언두북스님의 댓글을 소개하면서 시작을 할까 합니다."

즐겨듣는 팟캐스트에서 내 이름이 튀어나올 줄이야. 비록 "저도 잘 모르는 분인데요"라고 하셨지만 '방 없는 책방', '책방의 경계를 넓히는 실험실' 같은 문구까지 꼼꼼히 소개해주신 프랑소와 엄, 엄지혜 기자님 정말 고맙습니다. '언두(undo)'의 뜻이 여러 개인데, 제가 의도한 뜻을 정확히 짚어주신 생선 김동영 작가님. 작가님이야 말로 "뭘 좀 아시네요".

방송에 나온 몇 가지 추측에 해명을 하자면,

1) 네. 저는 출판 쪽에 있었고요, 외주편집자로 여전히 그 쪽 일을 하니 지금도 있다고 할 수 있어요.

2) '방 없는 책방' 언두북스는 온라인 책방이지만 판매는 하지 않아요. #책읽아웃 속 [책책책] 코너처럼, 좋아하는 책을 열심히 소개하며 '영업'하는 공간이에요. "우리가 좋아하는 책 공간이 사라지지 않도록, 좋아하는 작가가 또 글을 쓸 수 있도록, 다수가 지향하는 삶에서 살짝 벗어난 사람들이 그 길을 계속 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응원하기 위해 연 책방이거든요.

이제 막 다섯 달을 넘긴 책읽아웃, 1년이 되는 그날까지, 제가 "100명 중의 1명이 되는" 그 날까지 분발해주세요. ㅎㅎ 저는 [구독하기] ㅡ[좋아요] ㅡ[다운로드] 3종 세트로 꾸준히 응원하겠습니다. 이제 곧 두 달이 되는 언두북스도 1년이 되는 그날까지, 계속해보겠습니다 :)
-
2분 동안의 따뜻한 응원, 정말 고맙습니다.

Posted by 쓰는_사람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미스트랄 2018.03.23 22: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츄카츄카! 기념할 만한 일이네요~